13세기 후반, 어느날부터 세상 그 어디에서도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미 태어난 인간은 모두 늙어가는데 새로 태어나는 아이가 없으니, 사람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설마 모든 아이가 태어나지 못하게 되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므로, 세상이 이 진실을 알고 절망에 빠진 것은 탄생이 멈추고 수 십 년이 지난, 국혼을 올리고도 한참 후계자를 만들지 못한 국왕 부부가 절박한 마음에 대신전을 찾아간 날입니다.
왕과 왕비는 대신관과 함께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려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신이 응답했습니다. 신이 말합니다:
보라, 거짓을 숭배하는 죄인들이 가득하여 날마다 죄악으로 온 땅을 더럽히니 인간의 자식이 잉태하지 못하리라. 너희는 죄인의 피로 회개하고 더럽혀진 땅을 정결케 하여 너희 가운데 내 뜻이 이루어지게 하라. 그리하면 나의 권세와 영광이 땅에 임할 것이요, 너희의 죄악을 사하리라.
대신관은 온 세상에 알렸습니다. 지천에 이교도가 팽배하여 신의 진노를 샀으니, 타락한 땅 위에서 곧 모든 생명은 종말하리라고. 왕은 온 세상에 알렸습니다. 모든 이교도의 뿌리를 뽑아 그들의 피로 신의 진노를 삭히고 땅을 정화하여 생명을 되찾으리라고.
그렇게 2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느날, 대신관은 신으로부터 대답을 받습니다. 자신의 축복을 내리니 신의 사자가 태어날 것이라는.
1305년의 한날 한시에 신이 보낸 아이들이 태어납니다.
사람들은, 이 아이들을 ***신의 아이(聖子)***라고 부릅니다.
The Kingdom of Cerise
원래는 더 큰 제국의 속국으로서 매우 빈곤했으나, 11세기에 제국 내에서 종교전쟁이 발발하며 그 과정에서 독립했습니다. 전쟁은 끝내 켈레이돈교의 승리로 끝났고, 켈레이돈교의 대신전을 비롯한 다양한 성지와 순교지가 셰리스 왕국 영토에 있어 종교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쥐고 있습니다.
Celadon
셰리스 왕국을 중심으로 퍼진, 대륙의 주 종교입니다. 대부분의 신자는 켈레이돈교인입니다. 신의 이름은 켈레이돈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신’이라고 부릅니다.